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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제프 - 습작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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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의 기억
In loving memory of Soup-Jak

습작은 매우 중요하다. 아티스트는 습작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거나 미래를 점쳐보기도 하며, 타인과 비교해보기도 하고 자신의 마음을 진단해보기도 한다.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하기 위해 습작을 만들기도 하지만, 단순히 연습을 위해서 만들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이나 잠재적 능력 또는 비전을 발견하기도 한다.

활동을 쉬면서 새로운 내일을 위한 새로운 일들을 모색하던 중에 [습작의 기억]이라는 제목의 새 앨범을 생각해냈다 - 미술가들의 습작으로 구성된 아트 갤러리에 입장하는 경험 비슷한 것을 선사해주면 어떨까 하는. 컴퓨터를 털어서 저장되어 있던 데모 음원,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던 음성 녹음, 프로젝트 파일 등을 기반으로 뼈대를 보강하거나 살을 덧붙였다. 어떤 것들은 아이디어만 참고해서 처음부터 다시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추려낸 것이 총 13곡, 러닝타임 약 49분. 유통사가 제시하는 기준에 따르면 정규 앨범인 셈이지만 그런 느낌으로 작업에 임하지는 않았다. 세상이 제시하는 작업의 표준에 맞추는 것이 아닌, 최대한 내게 편안한 느낌으로 작업하는 것이 중요했다. 앨범을 준비하다가 지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음악가들을 많이 보았다. 아이러니하다. 앨범발매는 아티스트가 가진 모든 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끝내는 과정이 아니라, 이후에 일어나야 하는 일들의 시작이어야 할 텐데.

작업을 하던 중 얼마만큼의, 그리고 어떤 종류의 잡음이 음원에 묻어있는 것이 가장 어울릴지 고민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사연이 마음으로 느껴지지 않는 작품은 재미없다. 요즘같이 음원을 ‘깔끔하게’ 만들기 쉬운 세상이 없었다. 마음 한켠에 동경하던 밴드의 드럼 멤버가, 앨범작업을 실제 악기연주가 아닌 가상악기 미디 프로그래밍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하여 거부감이라든지 주저함 비슷한 감정을 딱히 느끼지 않는 것을 보았다. 기술 덕분에 세상이 참 많이 편해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한없이 가혹해진다고 느낀다. 나는 빵을 고를 때 사방이 결점없이 균일해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없다. 그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빵을 원할 뿐이다. 내가 지내야 하는 집이 인스타그램 사진 찍어 보여주기에 좋은 곳인지는 상관없다. 물 잘 나오고, 따뜻하고, 햇빛 잘 들면 그만이다. 내가 내보이는 작품이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가기 좋은 음악인지는 상관없다. 이것을 듣는 사람들이 자신의 방식대로 잘 해석해주면 된다. 예술이란 그런 것이고 그런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 믿는다.

습작들의 전시회는 24시간 언제나 열려있고 휴관도 예정에 없으니, 언제든 자유롭게 입장하면 된다. 물론, 언제나 그래왔듯 - 무료입장 자율기부다. (음원사이트에서 기부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다.)

発売日

2024년 1월 11일 木曜日

収録曲

  1. VANS will make you a new rockstar
  2. LONG.LIVE.MUSIC (행복하세요)
  3. Storytelling Marketing Tutorial
  4. 120hz
  5. 인생네컷
  6. 작은 땅 위에서
  7. 저장장치
  8. 어중간
  9. I quit playing bass
  10. 시간여행fail
  11. 멀티태스킹
  12. Time to rock
  13. 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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